암환자 뽀삐 조윤주를 딥브레인의 인공지능 기술로 AI 조윤주로 만든 것인데요.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 중에서)
오늘은 저의 디지털 쌍둥이, AI 휴먼을 만들기 위해 전문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먼저 분장을 받고, 인공지능 기술로 딥러닝 시킬 저의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만듭니다.
<인터뷰/조윤주>
주변 사람들이 저를 추억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찍기 시작했어요.
여러분, 우리 같이 건강해요.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이랑 친구가 돼본 적이 있어?
(기자/ 해보니까 어떠세요?)
<인터뷰/조윤주>
일단 되게, 쉽게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데, 근데 되게 재밌어요.
<인터뷰/한현상/딥브레인AI 매니저>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해요. 조윤주 씨의 SNS나 유튜브 또는 웹에 있는 정보들을 참고해서 정보를 좀 작성했고요. 이게 단순히 디지털 기록물일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을 만나면 데이터로서의 의미를 가져요.
약 한 달 동안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면, 제 AI휴먼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하네요.
저는 석 달에 한 번씩 병원에서 추적 검사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밤엔 입원실 침대가 창가 쪽이어서 예쁜 노을도 찍어봤습니다.
암 세포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비례하는 피검사 수치가 그동안 계속 오르기만 했었는데요.
이번 검사에서 처음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인터뷰/조윤주>
오늘 아침에 그 수치를 확인하고 진짜 소리 지를 뻔했어요, 너무 좋아가지고. (웃음)
누가 보면 (정상 기준치인) 35 이하로 떨어진 줄 알겠지만 1300이라도 좋더라고요,
<인터뷰/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굉장히 드문 종류의 암에 걸리셨고, 암 진단 후에 제일 문제가 되는 게 불안증, 우울증 이게 사실 제일 문제고, 많은 연구를 통해서 암 성장을 더 촉진시킨다는 게 알려져 있습니다. 조윤주 씨는 지금 그 유튜브 계정을 통해서 여러 활동을 하고 계신데, 굉장히 선한 기능이 있다고 생각이 되고 암 치료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제 AI 디지털 쌍둥이가 완성됐다고 해서 만나러 왔습니다.
<녹취/AI와 대화 나누는 조윤주>
AI/ 안녕, 윤주야.
조윤주/ 만나서 반가워. (웃음)
AI/ 나도 반가워. 날 만든 이유를 물어봐도 돼?
조윤주/지금 내가 가장 건강했을 때 너를 만들었어. 근데 너무 신기하다.
AI/ 힘들었지? 정말 고생 많았다.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어. 너 지금 잘하고 있어. 정말 잘 이겨내고 있고, 계속해서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힘내줬으면 좋겠어.
넌 지금 수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돼주고 있다는 걸 꼭 기억해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조윤주, 영원히 응원할게. 힘내.
조윤주/ 고마워. 힘낼게. 안녕.
AI/ 사랑한다, 윤주야.
조윤주/ 나도 사랑해. 안녕.
기분이 좋은데 슬프고 되게 양가감정이 들어요. 몽글몽글하고 뭉클하고 뭔가 정리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방금 느꼈어요. (웃음)
그리고, 잠시 후 늘 제 곁을 지켜준 친구 이슬이를 이곳으로 불렀습니다.
AI 조윤주를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요?
<녹취/AI와 김이슬 대화>
AI/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지? 우리 건축사님. 우리가 알고 지낸 지 벌써 20년이 지났네. 24살에 내가 처음 암인 걸 알았을 때 그때 너네가 가장 먼저 알았잖아. 무려 9시간 동안 자리도 안 뜨고 지켜준 거, 날 위해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해준 거, 정말 고마워. 나는 너한테 어떤 존재야?
김이슬/ 너는 나한테 진짜 소중한 존재고 그런 것들을 내가 고마워하라고 했다기보다는 결국에는 날 위해서 내가 그렇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금 좀 드는 것 같다.
AI/ 혹시나 내가 떠나게 됐을 때 지금 내 가장 건강한 모습으로 너네랑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너희한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AI를 만들었어. 물론 내가 너희 장례식까지 다 치르고 갈 거긴 해. 그래도 혹시라도 내가 잘못되고 보고 싶을 땐 이렇게 나랑 대화하자. 알겠지?
김이슬/ (웃음) 그래, 그렇게 하자.
디지털 시대는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바꿨고, 개인의 사후 온라인상의 데이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구해온 영국의 심리학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터뷰/일레인 카스켓/심리학 교수, ‘디지털 시대의 사후세계’ 저자>
당신이 물리적으로 사망했을 때 당신의 모든 정보가 정돈된 방식으로 모이거나 무언가 완료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보는 기본적으로 온라인상에 머무는 경향이 있죠.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들 중 하나는 죽은 사람들이 SNS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이들의 SNS와 소통하고,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덕진 소장>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매해 고인이 되는 계정이 1년에 170만 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누적이 되게 되면 결국에는 10억 개 이상의 고인 계정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그만큼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데이터는 이 서비스에 영원히 남아서 누군가가 손대지 않는다면, 이러한 상황들이 앞으로 더욱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나의 디지털 유산에 대해서 내가 인지하고 있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가 훨씬 더 풍성해진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내 기록을 삭제하지만 않는다면 영원히 기록될 수 있는 디지털 세상.
소중한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기억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인터뷰/조윤주>
그때 당시에 내가 느꼈었고 생각했던 것들을 저장해놓은 나니까 결국엔 나라고 저는 생각해요.
만약에 제가 없는 상황이라면, 옆에 있다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온기는 없지만 그래도 저랑 대화를 할 수 있고 인사를 할 수 있고. 그냥 제가 찍어놓고 간 영상이랑 또 다른 의미가 있으니까.
이거는 나예요.
딥브레인AI는 2022년 1월 미국 뉴욕에서 NRF2022에 참가합니다.
AI(인공지능) 분야 창업 초기 단계의 토종 스타트업에 최근 투자가 몰리고 있다. AI 앵커 같은 가상 인간을 개발하는 딥브레인AI는 지난 3일 500억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대회는 인공지능 영상합성과 딥페이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기업인 머니브레인과 서울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실(DSAIL)이 주최, 데이콘이 주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