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분야 창업 초기 단계의 토종 스타트업에 최근 투자가 몰리고 있다. 수년 전이라면 거품 논란이 일 만한 수백억원대 투자가 기본 단위로 느껴질 정도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하지만 “거품이 아니다. 오히려 더 받을 수도 있는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넘치는 유동성 덕분에 업계의 투자 여력이 커진 것도 한 이유지만, AI 분야에 전례 없이 인재들이 몰리면서 ‘한국판 딥마인드’를 선점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이 2014년 당시 무명의 AI스타트업 딥마인드를 7000억원에 인수해 2년 뒤 알파고를 선보이며 세계 AI 시장을 주도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될성부른 AI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AI, 인재만 모이면 수백억 투자
지난 1일 창업 9개월 차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316억원의 초기 투자(시리즈A)를 받아 화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인 3일에는 AI 가상 인간 스타트업 딥브레인AI가 5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초기 AI 스타트업에 뭉칫돈이 몰리는 이유는 바로 인재다. 업스테이지의 창업 멤버들은 네이버 출신의 국내 AI 분야 최정상급으로 알려져 있다. 가상 인간 제작 기술을 갖춘 딥브레인AI는 최근 중국 민간 방송사인 베이징 방송과 칭하이 방송에 AI 아나운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