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대신, 돌아가신 아버지 만나고 왔어요"…AI가 이뤄준 '꿈' - DeepBrai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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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5, 2022

[현장]딥브레인AI, ‘리메모리’ AI휴먼 스튜디오 가보니

직접 리메모리 청담 쇼룸에 방문한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님의 체험 내용입니다.

추모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추석이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유골이 묻힌 곳을 찾아가거나 장남 집에 모여 함께 제사를 드렸다. 앞으로는 메타버스에서 모이거나 스튜디오 쇼룸에서 AI고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추석을 앞둔 9월초 딥브레인AI의 ‘리메모리(Re;memory)’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 청담동 AI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손흥민 선수가 동생이라고 소개했던 ‘AI쏘니’가 탄생한 촬영장과 고인 이병활씨의 아내 류순윤(71)씨가 AI남편을 만나기 위해 다녀간 쇼룸이 있는 곳이다. 류 씨는 리메모리 전용 쇼룸 첫 이용자다.

딥브레인AI가 지난 6월 청담동에 새로 연 스튜디오는 495㎡(약150평) 규모로, 건물 지하 2층 전체를 쓰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으로 AI휴먼을 만나는 쇼룸이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른쪽에 AI휴먼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두 곳과 맞은편에 파우더·드레스룸 두 곳이 있다.

이날 촬영장에는 연구과제를 위해 한 배우가 행복, 놀람, 분노, 두려움, 슬픔 등의 표정연기를 하는 모습을 찍고 있었다. 표정을 3D로 촬영하기 위해 시선도 사방으로 향하며 연기했다. AI휴먼에게 감정에 따른 표정과 음성의 톤 등을 학습시키기 위한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었다.
이 배우는 연구과제를 위해 특별히 주문한 내용을 연기했지만 일반적으로 AI휴먼이 탄생하는데 필요한 건 딥브레인AI에서 준비한 300문장이다. 프롬프트(지시문구)에 보여지는 문장들을 감독의 디렉팅에 따라 자연스럽게 읽어주면 된다.

다른 스튜디오 촬영장에는 프롬프트에 ‘엄마, 못 본 사이에 왜 이렇게 늙었어. 아빠도.’라는 AI 학습용 스크립트가 보였다. 300문장의 스크립트에는 AI휴먼이 평생 쓰지 않을 문장이 있을 수 있다. 유가족에 전할 말을 녹음하는 게 아니라 AI휴먼 학습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사람의 영상과 음성을 학습해 탄생한 AI휴먼은 리메모리 전용 쇼룸에서 대화가 가능해진다. 쇼룸은 CGV의 스크린X관처럼 정면을 포함해 좌, 우로 확장된 3면 스크린으로 보여준다. 편안한 쇼파 앞에는 작은 마이크가 높여있다. AI휴먼과 대화를 위한 마이크다.

실제 쇼룸에서 AI이병활씨를 만났다. AI이병활씨는 아내를 위해 제작됐기 때문에 그는 아내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전했다. 한평생 추억이 담긴 다양한 사진들이 영상으로 펼쳐지며 그는 아내와의 추억을 얘기했다. ‘그동안 잘지냈지’라는 질문에, 아내 대신 “잘 지내지 못했다”고 답했더니 “왜 무슨일이 있었어?”라고 되묻는다.

이병활씨는 생전에 이 스튜디오를 방문, 사전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사진과 추억을 작가에게 전달했다. 이후 작가는 아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로 재구성해 AI이병활씨의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AI이병활씨의 질문에 대한 아내의 답에 따라 다음 이야기가 달라지도록 구성했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이병활 씨 가족 중에서 AI이병활씨를 만난건 현재 아내분 뿐”이라며 “이후 가족들이 원하면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도 추가해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이병활씨의 아들이 뒤늦게 득녀를 해서 함께 쇼룸을 방문했을 때 이병활씨는 손녀딸에게 “아가 이름은 뭐니? 참 예쁘구나”라며 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촬영할 때 감독이 디렉팅을 했듯이 쇼룸에서 영상을 시연할 때도 감독이 상황을 지켜보다 직접 대응해주기도 한다. AI이병활씨가 아내에게 ‘잘지냈어요?’라고 질문했는데 아들이 가로채서 ‘저는 잘 못지내요’라고 답변할 경우 컨트롤룸에서 개입해야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어?’라고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도록 자동화했지만 한사람과의 대화가 아닐 경우 컨트롤룸에서 실시간으로 텍스트를 입력해 답변을 해주는 등 직접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휴먼은 학습한 범위내에서 대화가 가능하지만 학습되지 않은 내용은 실시간 내용 입력으로 대화를 끌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쇼룸을 나가는 기자에게 AI이병활씨는 “머니투데이님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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